수확체감의 법칙이란? 규모의 경제와 상충될까?

수확체감의 법칙은 뭔가 농업과 관련이 있는 법칙 같지 않나요? 이름에 수확(harvesting)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으니 말입니다.

맞습니다. 농업과 관련이 있어요. 그러나, 산업 전반에 걸쳐서 때로는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도 수확체감의 법칙이 일어나기 때문에 농업에만 국한된 법칙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수확체감의 법칙을 law of diminishing returns 또는 간단히 diminishing returns 라고 하는데요, 여기에 농업이라는 단어는 없어요. 농업에만 국한된 법칙은 아니니까요.

수확체감의 법칙이란?

뭔가를 투입(input)하여 산출물(output)을 만들어 낼 때 가장 뒤에 투입한 요소가 만들어 내는 산출량은 그 직전에 투입한 요소의 산출량 보다 작다는 법칙입니다. 산출량이 작다는 것이 아니라 증가하는 양이 작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세련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확체감의 법칙: 투입물 한 단위를 증가시킬 때 산출물의 증가분이 줄어드는 법칙.

이때 한 가지 가정이 필요해요. 다른 투입물의 투입 수준은 고정되어 있다는 가정이 필요합니다. 다른 투입물도 증가시키면 산출물 증가분이 어느 투입물에 의해 영향을 받았는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가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팥과 밀가루와 노동자를 투입하여 빵을 만드는 공장이 있다고 가정할 때 투입하는 팥과 밀가루 양을 고정 시킨 채 투입하는 노동자 수를 증가시켜야 노동자 한 명 추가로 인해 생산되는 빵 개수의 증가분을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제까지 포함해서 수확체감의 법칙을 정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생산 요소 투입량은 고정 시킨 채 한 생산 요소의 투입량(투입 수)을 증가 시킬 때 증가되는 산출물의 양(수)이 줄어 드는 법칙.

수확체감의 법칙과 규모의 경제의 차이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는 생산량을 늘릴 수록 평균 비용이 줄어드는 경제를 뜻합니다. 생산 규모를 늘려감에 따라 생산물 1단위의 비용은 줄어드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규모의 경제는 생산 규모를 늘릴 때 좋은 일이 일어나죠. 반면에 수확체감의 법칙은 생산 규모를 늘릴 때 생산물 증가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와 상충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나 수확체감의 법칙과 규모의 경제는 상충되는 것이 아닙니다. 보는 데가 다른 서로 무관한 법칙입니다.

우선 전제가 달라요. 전자는 다른 생산요소 투입은 고정 시키고 특정 생산요소 투입을 늘릴 때의 일이고, 후자는 모든 생산요소 투입을 정상적으로 늘릴 때의 일입니다.

중요한 차이는 보는데가 다르다는 차이입니다. 전자는 마지막 한 단위의 생산요소 투입에 대한 생산물 증가분을 보는 것이고, 후자는 평균 비용을 보는 것입니다.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가운데에서도 규모의 경제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일어나는 영역을 지나면 규모의 불경제도 물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수확체감의 법칙 예시

예를 들어 보면 좀 더 명확하게 감이 잡히겠지요. 앞의 빵 공장 예를 좀 더 구체화 해서 팥과 밀가루 양은 일정하게 고정 시킨 채 노동자 수를 1명씩 늘려 나갈 때 총 생산되는 빵의 개수와 다음과 같다고 가정하면, 노동자 수와 빵 총 생산 개수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 수총 빵 생산 개수
1명50개
270
380
484
585

위 표를 토대로 노동자 수를 X축에 총 빵 생산 개수를 Y축에 놓고 그래프로 그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주목할 점은 노동자 수를 증가 시켜 나갈 때 가장 끝에 투입 되는 노동자의 산출량(위 예에서는 빵 생산 개수)의 조금씩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이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됐기 때문인데요,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처음에 많이 증가하다가 점점 증가 크기가 줄어 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확체감의 법칙 그래프의 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첫 번째 노동자는 50개, 두 번째 노동자는 20개, …., 다섯 번째 노동자는 1개로 추가적인 노동자 한 명 투입당 생산되는 빵 개수는 조금씩 줄어 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 수총 빵 생산 개수빵 생산 증가분(한계 생산물)
1명50개50개
27020
38010
4844
5851

농업, 중공업, 서비스 영역에서 이와 같은 수확 체감의 법칙은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수확 체감 현상이 일어난다고 해서 꼭 위와 같은 그래프 모양으로 수확체감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에 더 가까운 수확체감의 법칙 그래프

수확 체증과 수확체감

앞에서 든 예는 수확체감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첫 번째 노동자가 가장 많이 생산하고 그 다음에 고용되는 노동자는 첫 번째 노동자보다 덜 생산하고 그 다음으로 고용되는 노동자는 두 번째 노동자보다 덜 생산하는 식으로 실제 생산이 이루어 지지는 않아요.

생산요소 투입에 따른 산출량 변화는 아래 그래프와 같은 S자 곡선을 모양에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초기에 투입되는 요소는 추가 투입될 수록 산출량 증가분이 점점 더 커지다가 일정 시점을 지나고부터 산출량 증가분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위 그래프에서 초기(왼쪽) 영역은 수확 체증이 일어나는 영역입니다. 생산요소 1단위를 추가 시킬 수록 가장 뒤에 투입된 생산요소의 산출량이 직전에 투입된 생산요소의 산출량보다 더 늘어나는 거죠.

그러다가 일정 시점이 지나고 나서는 수확체감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는 투입과 산출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의 기울기를 통해서도 표현되는데요, 처음엔 그 기울기가 가파르다가 점점 완만해져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확 체증이 일어나다가 수확 체감이 일어나는 현상은 투입과 산출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미생물의 생장 곡선에서도 발견된다고 하네요.

수확체감의 법칙이 발생하는 이유

수확체감의 법칙이 항상 무조건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에요. 생산요소 투입을 늘려가다 보면 수확체감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초기에는 수확체증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을 앞에서 말씀 드렸지요.

그러다가 한계에 봉착하게 되죠. 요소 투입을 늘려도 예전 만큼 생산량이 늘지 않는 수확체감이 지배하는 시점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수확체감의 법칙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계 한 대에서 만들어지는 재료 량을 가장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작업자 수는 5명인데, 6명 또는 7명이 투입되었다면 6명과 7명의 작업자의 최종 생산물 증가분은 이전 보다 줄어들 것입니다.

또다른 예로 어떤 공장에 산출량을 늘리기 위해 기계 하나를 더 구입하기로 했다고 가정해 볼게요. 기계를 추가로 구입하여 공장에 설치하고 보니 공장 작업 라인이 꼬이는 겁니다. 좁은 공간에 커다란 기계가 추가 되다 보니 일하는 사람의 동선도 꼬이고 작업 연계도 매끄럽지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수확 체감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수확 체감의 법칙은 단기에 발생하는 현상

단기와 장기는 상대적인 개념이기는 합니다만, 수확체감의 법칙은 장기에는 해소될 가능성 있는 단기적인 현상입니다.

앞에서 든 공장 예에서 공장을 더 넓은 곳은 이전한다면 공간 부족으로 인해 생긴 수확체감 문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공장 이전은 단기에는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죠. 다시 말하면 공장 이전 등과 같은 해결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단기에 수확 체감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경제 성장률 차이와 수확체감의 법칙

경제성장률만을 놓고 보면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이 선진국의 경제성장률보다 높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이 선진국 경제 성장률보다 높습니다.

데이터 소스: European Environment Agency

1986년에서 2001년까지 15년 동안의 선진국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59% 이었던 반면 개발도상국(개도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4.02% 였습니다. 물론 개도국이 선진국의 1인당 GDP 수준을 따라갈려면 멀었지만, 경제성장률에서는 개도국이 앞섭니다.

참고: 경제성장률, 연평균 성장률 계산하는 법

개도국의 경제성장률이 선진국의 그것보다 높은 이유는 수확체감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은 경제의 모든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개발을 거의 완성한 상태입니다. 새로운 투자 기회와 운영하는 기업의 확장 가능성은 개도국보다는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개도국은 투입 대비 산출 수준이 높지만, 선진국은 그렇지 않은데요, 이는 개도국은 수확체감의 법칙이 상대적으로 덜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 나라의 경제 안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데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1980년대에는 10%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지만, 1990년대에는 10% 아래로 떨어졌다가 2010년 이후에는 3% 내외의 경제성장률로 고정되고 있는 모습니다.

앞으로 물론 좀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는 있겠지만, 과거처럼 10%를 초과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수확체감의 법칙에 따른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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