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분할을 하는 몇 가지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건 주식의 유동성(liquidity)을 높이는 겁니다.

삼성전자에서 액면분할 하겠다는 이사회 결의를 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부회장에 대한 2심 선고를 며칠 앞 둔 시점에 발표된 것이라 뭔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액면분할(이하 주식분할)은 국내 일반 투자자들이 요구하고 있었고, 주식분할과 함께 ‘배당금도 늘리겠다’는 발표를 같이 한 걸로 보아,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2심 선고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정치적 의도가 당연히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주식분할은 주식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하는 한 기업의 재무적 의사결정일 뿐입니다. 아래에서 주식분할이란 무엇이고 왜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주식분할

주식분할이란?

다른 말로 액면분할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stock split’ 입니다. 주식을 나눈다는 거지요. 보통은 2:1 또는 3:1의 비율로 분할 합니다.

A 기업이 자사 주식을 2:1로 주식분할을 하면 주식을 10주 소유하고 있던 주주에게 10주를 돌려받고 20주를 새로 발행해서 줍니다. 삼성전자처럼 50:1로 한다면 10주를 돌려받고 500주(10주×50)를 새로 발행해서 주겠지요.

이때 새로 발행하는 주식은 원래의 액면가격을 비율대로 나눈 금액으로하여 발행합니다. 분할 비율이 2:1이고 분할 전 액면가격이 5,000원이라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의 액면가격은 2,500원이 되겠지요.

그런데 주식은 액면가로 거래되는 게 아니라 시가로 거래 됩니다. 액면가격을 변경하는 것은 회사가 새로 주식을 발행하면 되지만, 시가를 회사가 조정할 수는 없겠지요. 시가는 회사가 아니라 한국거래소에서 신(new) 주식이 거래되는 시점에 분할 비율에 따라 조정하여 증권시장 최초 가격으로 상정합니다.

분할 전 시가가 12,000원이었고 2:1로 분할한다면 한국거래소에서 6,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하도록 하는 겁니다.

주식분할 절차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결의를 한 후 정관을 개정하고 시일을 정해 구(old) 주식을 회수한 후 신(new) 주식을 발행해서 교부합니다.

구 주식 회수와 신 주식 발행 과정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완료됩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찾아서 회사에 보내고 다시 신 주식을 교부받고 하는 과정은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이를 대행하는 거죠.

보통 구 주식 회수기간의 마감 직전부터 신 주식이 발행되어 상장되기까지 15일 정도 증권시장에서 해당 주식의 거래가 중지됩니다. 구 주권을 회수하고 신 주권을 교부하기 위해서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거래소에서 장 시작 가격을 주식분할 비율대로 조정하여 상정하는 시점을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식분할의 영향

우선,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부터 말씀을 드리면, 회사의 자본금, 자본구조, 지분구조, 시가총액에는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변화는 것 중 핵심은 두 가지 입니다.

1)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고 2)주식 가격이 낮아집니다. 분할 전 발행 주식 수가 100,000주 이고 주가가 60,000원 인 상태에서 3:1 비율로 주식분할을 하면 분할 후 주가는 20,000원에서 시작하고 발행 주식 수는 300,000주가 됩니다.

주가가 변하고 발행 주식 수가 변했지만, 서로 반대 방향으로 변했기 때문에 시가총액은 분할 전도 6만원 × 10만주 = 60억원, 분할 후도 2만원 × 30만주 = 60억원 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분할 후 주가가 변할 것이기 때문에 시가총액에는 차이가 생기겠지요. 다만, 이론 상으로는 주식분할이 시가총액을 변경시키지는 않다는 이야기 입니다.

주식분할은 발행주식 수가 늘어냐는 대신 그 비율만큼 주가가 낮은 가격으로 조정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내재가치 측면에서 보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거니까요.

주식분할의 목적 3가지

#1. 주식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처음 이 글을 시작할 때 주식분할은 주식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서 한다고 한 걸 기억하실 겁니다. 앞 절에서 이야기한 두 가지 변화(발행 주식 수 증가와 낮은 가격으로 주가 재조정)가 바로 주식 유동성을 높여 주는 이유입니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이해하기기 쉽니다. 이사회 결의 전·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한 주당 대략 240만 원 정도 입니다. 한 주당 주가가 이렇게 높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투자하기가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결되로 50:1 주식분할을 하면, 발행 주식 수가 50배 늘어나고 한 주당 주가는 대략 4만 8천원 정도로 낮아집니다. 이 정도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충분히 투자해 볼만 하겠지요. 당연히 주식 유동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두 가지 정도의 목적을 추가로 알아보면 주식분할의 목적은 거의 다 설명됩니다.

#2. 주당순이익을 낮추기 위해

주당순이익(EPS)이 지나치게 높으면 기업이 지나치게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눈총을 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분할 전 삼성전자의 EPS는 74,000원 수준입니다. 코스피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의 EPS는 4,200원 정도 입니다.

삼성전자가 50:1로 주식분할을 하게 되면 EPS도 낮아집니다. 발행 주식 수가 50배로 늘어나니 EPS는 74,000원 수준에서 1,480원 수준으로 낮아지죠.

#3. 지분 구조의 변화를 위해

주식분할은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비율로 주권 수를 늘려 주니, 그 자체로 지분 구조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주식 유동성이 높아져서 일반 개인 투자자도 많이 참가를 하면 지분 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처럼 한 주당 주가가 높아서 일반 개인 투자자의 접근이 어렵게 되면,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50% 이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 비중은 2%(삼성전자 지분구조-2017 1분기말 기준)에 그치는 이상한 지분 구조가 되기도 합니다. 삼성전자가 주식분할을 한다면 국내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식분할 전·후, 주가는 어떻게 변할까요?

분할 전후, 주가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기는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주식분할 때문에 주가가 변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본금이 변한것도 아니고, 자본구조가 변한 것도 아니고, 원래의 시가총액이 변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주식 유동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분할 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유동성이 높다는 건, 내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실제로 경기가 악화되는 시점의 주식분할은 주가 하락으로 연결된 사례도 많습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예를 중심으로 주식분할이 무엇이고 왜 하는 지, 그 목적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왜 주식분할을 하려는 걸까요? 아마도 세 가지 목적이 모두 다 필요한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