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bond) 가격과 이자율은 역(逆)관계 입니다. 반대로 움직이는 거죠. 이자율이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고 이자율이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합니다.

그러나 방금 전 한 말은 반(半)만 맞는 말입니다. 정확하게 알고 있으려면 채권 가격과 ‘시장 이자율’이 역관계라고 알고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채권과 관련이 있는 이자율에는 채권 증서에 쓰여진 액면 이자율(coupon rate)도 있고 시장 이자율도 있는데, 채권 가격이 액면 이자율과 역 관계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채권가격과 시장이자율의 관계

액면 이자율은 채권가격과 정(正)의 관계 입니다. 액면 이자율이 높으면 채권 가격도 높고, 액면 이자율이 낮으면 채권 가격도 낮습니다. 액면 이자율이 높다는 건 이자를 많이 준다는 거고, 이자를 덜 주는 채권에 비해 채권 가격이 높은게 정상이죠.

채권 가격과 역의 관계에 있는 것은 시장 이자율입니다. 시장 이자율이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시장 이자율이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오릅니다.

아래에서 채권 가격과 시장 이자율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채권 가격의 결정

채권은 두 가지 가격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채권 증서에 쓰여진 액면가격과 다른 하나는 채권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가격입니다.

채권을 발행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액면가격을 받고 자금을 조달합니다. 채권이 발행된 이후에는 주식이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처럼 채권도 채권시장에서 거래 되는데요, 이때 거래되는 가격은 액면가격이 아니라 시장가격입니다.

액면가격이야 채권 증서에 쓰여진 가격이니 변하지 않지만,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도 변하고 시장 이자율의 변화에 따라서도 변하게되죠.

잠시 후에 살펴보겠지만, 채권 수요·공급의 변화도 사실은 시장 이자율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 채권의 시장가격(채권 가격) 결정에는 시장 이자율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채권 가격은 채권의 내재가치를 반영할텐데요, 이 내재가치를 계산하는데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채권을 소유(또는 채권에 투자)함으로써 발생하는 미래 현금 흐름을 적절한 할인율로 할인(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방법입니다.

채권에 투자했을 때 생기는 미래 현금 흐름은 매기 채권 액면가격에 액면이자율을 곱한 금액(이자)과 만기에 받게 되는 원금(채권 액면가격)입니다. 이 현금 흐름들을 ‘적절한 할인율’을 이용하여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바로 채권의 내재가치가 됩니다.

‘적절한 할인율’은 앞으로 기대되는 채권 수익률인데요, 기대되는 채권 수익률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통은 ‘시장 이자율’을 사용합니다.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계산하는 법은 현재가치 계산법에서 살펴보았는데요, 핵심은 미래 현금 흐름이 분자로 들어가고 시장이자율이 분모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시장 이자율이 분모로 들어가기 때문에 시장 이자율이 오르면(분모가 커지면) 채권 가격은 내리고, 시장 이자율이 내리면(분모가 작아지면) 채권 가격은 오르는 식으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채권 가격과 시장 이자율의 관계: 수요·공급의 변화로 접근

앞에서 채권 가격과 시장이자율이 역관계에 있다는 점을 채권의 내재가치(현재가치) 계산이라는 관점에서 알아보았는데요, 수요·공급의 변화에 따른 가격 변화를 추적해 보아도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설명을 위해 액면가격이 10000원, 액면이자율(표면이자율, 쿠폰이자율이라고도 합니다.)이 10%인 채권을 A 채권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시장 이자율이 10%라면 앞에서 살펴본 채권 가격 결정 방식에 따른 가격은 액면가격과 같은 10000원입니다. 액면 이자율과 시장 이자율이 같을 때 채권 가격은 액면 가격과 같습니다.

만약 시장 이자율이 10%에서 12%로 오른다면, 채권에 새로 투자하려는 사람에게 A 채권은 매력이 없습니다. 시장 이자율에 따르면 12% 이자를 받아야 하지만 10%밖에 이자를 못받으니까요.

결국 A 채권에 투자한 사람은 A 채권을 팔고 좀 더 나은 조건의 다른 채권에 투자하려 할 것입니다. 따라서 A 채권에 대한 수요가 떨어질 것이고,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A 채권 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반대로 시장 이자율이 10%에서 8%로 내린다면, A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납니다. 시장 이자율에 따르면 8%의 이자를 받아야 하지만, A 채권에 투자를 하면 10%의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결국 A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져서 A 채권 가격이 오르게됩니다.

이처럼 시장 이자율이 변하면 채권 수요를 변화 시켜 채권 가격을 변화 시킵니다. 예컨대 시장 이자율이 하락하면 채권 수요가 증가하고 채권 가격은 상승합니다.

채권에 투자를 하고 있는 분이라면 시장 이자율이 채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피부로 알게되지만, 채권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 분이라면,

채권 가격과 시장 이자율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채권 가격을 결정할 때 시장 이자율을 분모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기억해 두는 것이 편리합니다.

경제나 금융 관련 기사는 대부분 채권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만 언급하거나, 채권 금리(채권 시장 이자율 또는 채권 수익률을 의미합니다.)가 오르고 내리는 것만 언급합니다. 기사를 쓰는 분 입장에서 채권 가격이 올랐으니 채권 금리는 내렸다는 식으로 둘 모두를 언급하는 것은 동어반복으로 생각되니까요.

앞으로는, 예를 들어,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기사가 나온다면, 분모인 시장 이자율이 작아야 채권 가격이 오를 수 있으므로 시장 이자율(채권 금리)은 하락했다는 의미까지 알아챌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