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의 오류와 케인즈 경제학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자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과연 나비의 날개 짓이 대기에 영향을 주어 토네이도를 발생 시킬 수 있는가?”

물리학 카오스 이론의 토대가 되는 나비효과의 물음이죠. 작은 일이 관련이 전혀 없어 보이는 다른 큰 변화를 초래하는 상황을 설명하는 용어로 일반화되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경제학에서도 나비효과 비슷한 이론이 있으니 바로 깨진 유리창의 오류(Broken Window Fallacy) 입니다.

비슷한 이름을 가진 깨진 유리창 이론과는 헷갈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경제 이론인 깨진 유리창의 ‘오류’와는 깨인 유리창 이론과는 관심사가 다릅니다.

깨진 유리창 오류는 프랑스 경제학자 프레드릭 바스티아트(Frederick Bastiat)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That Which is Seen and That Whick is Unseen)라는 수필에서 시작된 것인데, 케인즈 경제학을 비판하는 용도로 주로 인용됩니다.

일단, 깨진 유리창 오류에 대해 알아 본 후, 이것이 과연 오류인지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깨진 유리창의 오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꽤 재밌는 제목인데요, 우선 ‘보이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를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동네 말썽꾸러기 한 소년이 동네 빵집 유리창을 깼습니다. 지나가던 행인이 빵집 주인을 위로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쩌면 잘 된 일입니다. 유리창을 갈게 되면 유리 가는 업자가 돈을 벌게 될 것이고, 늘어난 소득으로 빵을 사러 올 것이니, 조금만 기다리면 원금을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디 그 뿐 이겠습니까, 유리 가는 업자가 오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온다면, 주유소 사장의 지갑도 든든해 질 겁니다.

주유소 사장이 알바 직원의 시급을 올려 줄 수도 있을 것이고, 알바 직원이 집에 가는 길에 빵집에 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죠. 유리 공장 사장도 혜택을 볼 것입니다. 공장 직원을 늘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말썽꾸러기의 말썽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주는 결과가 될 것이니, 너무 화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좀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보이는 측면에서 깨진 유리창이 빵 집 매출 증가로 연결될 소지가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보이진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빵 집 주인의 속마음입니다. 유리창이 깨지기 전 빵집 주인이 배우자에게 구두를 선물하려 계획하고 있었다면 일은 어떻게 풀릴까요?

유리창을 가는 것과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 입니다. 구두 가게 주인의 지갑이 든든해 지고, 직원 월급이 오를 수도 있으며, 가죽 공장에도 좋은 일이 생겨 소비가 활성화되겠지요.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유리를 갈아 끼워야 하는 일이 생겨 구두를 선물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야기일 뿐이니, 유리창을 새로 갈아 끼움으로 생기는 경제 효과와 구두를 선물함으로써 생기는 경제 효과가 정확하게 똑같다고 가정하면, 말썽꾸러기의 유리창 사고는 결국 아무런 효과가 없게 됩니다. 유리창을 깨지 않았다면 그 대신 구두 소비가 이루어 졌을 테니 새로 증가하는 효과는 없습니다.

깨진 유리창 오류는 정말 오류인가?

내가 빵집 사장이라면 유리창이 깨져서 기분 나쁘고 계획에 없던 비용을 지출해야 하니 이중으로 기분 나쁩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을 맺으면 됩니다.

그러나 깨진 유리창 오류는 앞에서 말한 ‘보이지 않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케인즈 경제학의 오류라고 비판하기 위한 이야기이다 보니 과연 오류인 지에 대해 점검해 보아야 되겠습니다.

깨진 유리창 오류에 등장하는 이야기에서 유리창을 갈기 위해 들어간 지출은 정부지출을 의미하는데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 지출은 민간 소비 지출의 감소(앞의 이야기에서는 빵집 사장의 구두 소비 지출 감소)로 상쇄되기 때문에 정부 지출은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한 가지 전제를 놓친 비판입니다.

케인즈 경제학은 아무 때나 정부 지출을 늘리라고 하지 않습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불경기, 불황, 불경기인 때) 정부 지출을 늘림으로써 어려운 경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죠.

깨진 유리창 오류에서 언급하는 이야기는 경기 침체 상황이라는 전제가 깔려야합니다. 경기가 어렵다면, 빵집 사장이 배우자에게 구두를 선물할 계획이 애초에 없었을 것입니다.

애초에 다른 지출 계획이 없었던 경기 침체 상황에서 깨진 유리창 오류는 매몰비용 오류와 같은 오류가 아닙니다. 정부 지출이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됩니다.

깨진 유리창의 오류는 케인즈 경제학을 비판하기 위한 이야기이지만, 경기 침체 상황이 전제된다면, 오히려 케인즈 이론을 옹호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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