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의 의미와 주가와의 관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자 미국 주가가 한 때 하락했습니다. 금리와 주가의 관계는 투자자의 관심사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왜 올랐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시장 금리의 변동은 경기 흐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2021년 2월과 3월에 있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과 주가의 움직임은 교과서에서 이야기 하는 금리와 주가의 움직임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실물 경제는 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죠. 그 이유를 파헤치면 경제·금융 지식이 높아질 것입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을 금리와 주가의 관계, 장기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관계로 정리해 봄으로써 금리 지식을 넓혀 보기로 합시다.

금리 상승과 주가의 관계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는 주가에 악재입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죠.

첫째는 주식 투자 수익 보다 이자 수익의 매력이 커지므로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여 은행이나 채권 시장으로 옮겨가니 주가가 하락할 것이고,

둘째는 금리 인상은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비용 상승을 의미하므로 경제 전체로 보면 투자 수요가 줄어들 것입니다. 역시 주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면 안됩니다. 금리 인상(상승)이라고 해서 다 같은 금리 상승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올라도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금리가 오르는 일반적인 경우를 알아본 후 어떤 경우에 금리가 오를 때 주가도 따라 오르는지 확인하겠습니다.

금리가 상승 하는 3가지 경우

시장 금리가 오르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경우
  2. 기대 인플레이션 율이 상승하는 경우
  3. 신용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

신용 위험(credit risk)은 채무자가 빚을 갖지 못할 위험입니다.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돈을 빌려 주는 사람 입장에서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것입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 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 경우에도 금리를 올리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은 다른 말로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므로 앞으로 받게 되는 이자의 구매력이 떨어집니다.

이자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을 현재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이해해도 됩니다. 구매력이 떨어지든 현재가치가 줄어들든 이를 보상하려면 금리가 올라야 합니다.

투자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은 돈을 빌리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니 이자율은 오를 것입니다. 시장 금리도 오르겠지요.

금리 상승에 주가가 반드시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방금 전에 본 3 가지 경우 모두 금리는 상승하겠지만, 주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신용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는 경제가 좋지 않을 때입니다. 기대 인플레이션 율이 오르는 것은 앞으로의 경제가 좋지 않은 가능성이 많을 때입니다. 이 경우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용위험 증가나 기대 인플레이션 율 상승으로 인한 금리 인상과 달리 투자 수요가 증가하여 금리가 오르는 경우는 경기가 좋은 흐름을 보일 때입니다. 같은 금리 인상이라도 이때는 주가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가 좋으면 주가도 오르니까요.

2021년 2월 시점은 백신이 보급되면서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경기 전망이 좋아서 금리가 오른 것이라면 주가도 같이 올랐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미 국채 10년물이 최근 1년 동안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자 미국 증시 뿐 아니라 코스피도 하락했습니다.

주가가 하락했다는 것은 장기(만기 10년은 장기:long-term) 국채 금리 상승을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겠지요.

2021년 2월과 3월 미국 국채 10년물 인상의 의미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인상이었다면 주가도 따라서 상승하겠지만, 그 주가가 그 반대로 갔다는 것은 시장은 아무래도 이번 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장은 이번 미 국채 금리 상승을 기대 인플레이션 증가로 해석했던 것 같습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증가하면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니 주가에는 악재였던 거죠.

그런데 지금과 같은 코로나 19 정국에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이 좀 뜬구름 아닌가요? 어쨌든 대체로 다음과 같은 5가지 요인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1. 미국 역사상 최초 1.9조 달러에 달하는 재난 지원금
  2. 고용 지표의 개선
  3. 코로나 19에서 벗어남으로써 그동안 참았던 수요 폭증
  4. 생산자물가지수 상승
  5. 국제유가와 구리 가격 상승

1에서 3번까지는 수요 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가능성, 4번과 5번은 비용 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으로 연결되는 요소들입니다. 이 요소들만 보면 인플레이션이 정말 올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는 여전히 목표 물가인상률인 2%에 한참 못미치는 0.3% 수준입니다. 고용 지표가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 19 창궐 전과 비교할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재난지원금 규모가 크다고는 하지만 이것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참았던 수요는 커봐야 또 얼마나 크겠습니까?

비용 측면에서 물가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이게 전반적인 물가상승이라는 인플레이션으로 꼭 연결된다는 법도 없습니다.

현재의 경기 지표 상황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활력이라는 긍정적 조짐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더 많다고 판단합니다.

미국 국채 10년물의 금리 상승이 1년내 최고 금리 수준인 1.6% 수준에 도달했다고는 하지만, 1년내 최고일 뿐 코로나 19로 경기침체가 오기 전 수준에 도달한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이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인상이 주가 하락으로 연결된 이유일 것입니다.

결론

경기 흐름이 좋을 것으로 예상할 때 장기 채권 금리가 상승합니다. 금리 인상이 주가에 악재인 경우가 많지만, 경기 전망이 좋아서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는 주가에 호재입니다.

채권을 발행하여 투자하는 기업이 늘어나니 장기 금리가 오를 것이고, 일반 투자자도 채권보다 주식 비중을 늘리기 때문에 장기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니) 장기 금리는 오르게 되는 거죠.

그래서 단기 금리는 변화가 없는 반면 장기 금리가 올라서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을 경기에 좋은 신호로 해석하죠.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면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고요.

그러나 이번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대신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경기 회복 기대감 보다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판단이 맞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하락했던 것은 어쩌면 경기 회복이나 인플레이션과는 관련 없는 그냥 주가 조정 과정의 한 단계 였을 뿐일 수도 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다소 빠르게 상승하다 보니 이를 주가 조정의 계기로 삼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글을 쓰는 2010년 3월 10일 시점에 미국 주가는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으니까요.

어쨌든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의 신호일 수도 있고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전자는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고 후자는 주가 하락으로 연결되겠지요.

시장은 일단 주가 하락으로 연결되었지만, 이후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온전하게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보기도 힘듭니다.

채권 금리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할 뿐이지 예측 지표인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경기 회복 가능성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 속도가 일반적인 경우보다는 급하게 올랐다는 점과 비용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점에서 섣부른 판단보다는 지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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